02. 냉무 02 아무 생각 없는데 대답을 바라는 당신은 무슨 말을 듣고 싶어 나를 쳐다보는지 내가 뱉을 거짓말을 한참 세어보다가 내가 어디까지 셌던지도 깜빡하게 되지 늘어놓은 거짓말이 또 부끄러워지면 마른 입술을 태워서 불을 지피자 까만 모래 그사이에 진심 남아있으면 못 본 척 모래로 덮고 빨리 돌아가자 그러다 잠 드는 게 굳이 불편해지게 지금은 더 물어보지도 말고 나른하게 그만 자게 버려줘 슬픈 표정을 짓는 건 어렵지도 않은데 왜 위로 따위를 하려고 나를 쳐다보는지 거짓말이었던 슬픔을 당신이 쥐고서 서글퍼 버리게 만드네 난 그게 그냥 모른 척 해주는 게 다시 도망 칠 수 있게 지금은 더 물어보지도 말고 재미없게 그만 가게 버려줘 너네 말을 들으면 무표정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은 아닌 것 같아 그럼 난 무슨 표정을 지을까 그럼 난 무슨 얼굴로 노래 부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