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 혼자 왔어요. 반찬은 많이 주지 마세요. 맨날 같이 오던 그 사람은요, 요즘 바빠서요. 사실 몰라요. 사실 우리가 헤어졌어요. 혹시 그 사람이 요즘 여기 혼자 여기 온 적 있나요? 날 찾진 않나요? 혹시 그 사람이 여기 오면 내 얘길 물으면 전해주세요. 내가 아직 기다린다고. 조만간 다시 들를게요. 또 갈 곳이 몇 군데 있거든요. 어딜 다니는지 모르겠어요, 누구를 만나... 소식 없어요. 나만 몰라요. 나를 피해요. 오직 그 사람과 나는 정말, 우린 정말 사랑했어요. 못 견디겠어요. 닮은 추억들이 너무 많이 남아 있으니 찾아 가라고... 그때까지 간직할 테니... 그대 어디 숨어 계시죠? 내 소식을 듣긴 듣나요? 이런 나를... 별로 알고 싶지 않나요? 내가 그댈 찾아 헤매는 이 밤. 오직 그 사람과 나만 아는, 둘만 아는 비밀이 있죠. 새겨진 추억이. 우리 함께 걷던, 함께 가던 그 모든 곳에서 기다릴게요. 다시 한 번 생각해 줘요. 잘 할게요. 듣고 있나요?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