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이름 적은 하얀 봉투 세네번도 더 나 고쳐 맨 노란 넥타이 너를 만나면 그냥 웃을까 인사를 할까 아무 일도 없던 친구처럼 얘길 건넬까 그때 널 본 걸까 그날 날 웃을까 밤새 했던 통화처럼 우릴 데려온 걸까 눈부신 은수를 둘러싼 사람들 둥근 부케 수줍은 신부의 어깨 옆에 니가 보이네 별일도 없었지 6년 전 우리 둘 흔한 축가 주례처럼 서로 잊혀져 갔지 은수의 하얀 손에 빛난 반지 끼워지고 흐믓한 듯 가는 너의 눈이 나를 스치네 가로수길 늦은 토요일 오후 분주하고 우리가 걷던 그 날들처럼 비가 쏟아져 거리엔 어느새 나만 남겨져 서성이네 버려진 길 위엔 빗소리와 너의 멜로디 항상 날 기대던 여린 손과 수줍은 발걸음 스쳐가는 그대 두 볼에 내가 흐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