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비 오다 말다 반구대 어둑 어둑 배 띄우러 가는 골짜기 춥고 사납게만 휘도는 검은 물빛 대곡천 시끄럽게 내 발길을 잡고 다만 어린 고래여 꿈꾸는 고래여 거기 동해로 가는 길은 어디 어기야 디야 깊고 푸른 바다 어기야 그 망망대해 나의 고래는 이미 물 아래로 떠났을까 태고의 바위들 굳게 입 다물고 그의 체크 무늬 모자 위 차가운 비 그치고 허어 그 배를 볼 수가 없군요 아 어린 고래여 나의 하얀 고래여 우리 너무 늦게 도착했나 어기야 디야 깊고 푸른 바다 어기야 그 백척간두 먼 세기 울산만의 신화도 아득하고 소년들의 포구도 사라지고 문 닫힌 컨테이너 그 옛날 매점 간판만 숲으로 가는 길을 막고 섰네 다만 어린 고래여 꿈꾸는 고래여 붉은 산호들 춤추는 심해는 어디 어기야 디야 저녁 숲 속의 바다 어기야 거기 서 있는 고래여 거기 문득 서 있는 고래여 거기 문득 서 있는 고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