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 현시인 작곡 : 야간캠프, 현시인 편곡 : 야간캠프 낡은 벽 지하에 계단을 내려가 맡았던 슈퍼의 내음 스산한 바람이 코 끝을 스치며 풍겼던 가을의 내음 아파트 구석에 위치한 노인정 할머니 따뜻한 내음 논두렁 촌동네 지하철 없는 그 동네의 비릿한 내음 기억하고 있어 기억할 수 있어 향과 함께 거기 남아있어 다시 떠올릴 수 있어 그려볼 수 있어 냄새라고 할 것 까지 전부 다 그 지하 주차장에 모여서 담배를 꺼내어 물었던 중학교 때 억지로 양아치 무리에 섞여서 어울려 다니며 방황할 때 그 집 제일 작은 칸에 할머니의 요강 냄새나는 곳이 내 안식처 얹혀살던 피 한 방울 섞이지도 않은 고모댁은 나를 거두었 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에게 가족을 들먹여 자기 자식이 날 두들겨 패도 도망치듯 나와서 난 지금 여깄어 근데 그 때의 역겨움이 아직 코 끝에 있어 낡은 벽 지하에 계단을 내려가 맡았던 슈퍼의 내음 스산한 바람이 코 끝을 스치며 풍겼던 가을의 내음 아파트 구석에 위치한 노인정 할머니 따뜻한 내음 논두렁 촌동네 지하철 없는 그 동네의 비릿한 내음 꼬박 6시간 타고 올라왔던 시외 버스 시트 향이 남아있어 촌놈 새끼 사투리에 높은 빌딩에 막 놀랐던 게 아직 베어있어 엄마를 엄마라 부리기 뭐해서 앞말을 일부러 얼버부렸네 낯설고 혼란한 그 때 그 쯤은 내 지금의 삶에도 녹아든 듯해 몇백 만원 짜리 학교에 난 뭐가 겁이 나서 덜컥 들어갔었지 몇 십 짜리 여관 바리 생활 때 흘린 그녀의 눈물은 내가 가늠을 못하지 결국에 난 때려치고 지금 작더라도 우리 셋이 같이 한 집에 모여 앉은 식탁 앞에서 나 좋은 향을 분명하게 맡아 본 듯해 작은 방 한켠에 조용히 움추려 흘렸던 눈물의 내음 차디찬 바닥에 외로이 누이던 그녀의 쓸쓸한 내음 시리게 차가운 칼바람 버티며 견뎌낸 영혼의 내음 정확힌 몰라도 확실히 아는건 전보다 괜찮은 내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