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만남에 또 다른 상처 새삼스레 되살아난 미련에 또 하루를 망쳐 잠시나마 다시 우릴 예전 그 자리로 돌이킬 수 있으리라는 허튼 기대 따위로 난 똑같은 실수를 또 반복하고 있어 반성과 깨달음 따윈 없기에 난 여기 서 단 한치도 앞으로 발을 옮길 수 없지 피곤한 도착과 고립감만이 더 깊어졌지 넌 대체 널 얼마나 대단하다 여기시길레 갑작스럽게 날 찾아와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를 토해 낸 뒤 개운한 표정으로 안녕 이별 인사를 건네니 난 감정의 분리수거함이 아닌걸 하지만 오늘도 난 널 기다리며 앉아있어 그래 어차피 내 안은 텅 비어있는 걸 필요하시다면 아무쪼록 요긴히 쓰렴 그래 어차피 내 안은 텅 비어있는 걸 작은 소음조차도 크게 메아리치는 걸 넌 금세 잊고 지낼 오늘의 니 넋두린 내 빈 공간 안에선 언제까지나 머물지 내 대답 따윈 바라지 않는 너의 말 아픔을 말하지만 내 공감의 제스처나 위로의 손길 따윈 매정히 뿌리치는 너의 곁을 애써 지킨 이유는 뭐겠어 실은 그 어떤 가혹함이라도 내 빈 마음을 채워 넣을 수만 있다면 돼 너의 냉소 분노 상처받은 자존심 보답 받지 못한 마음의 수치 결코 다른 이들에겐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것 니 삶에서 애써 빈 페이지로 남을 것 그것들을 고스란히 얻을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지금의 난 기뻐하는 걸 하지만 언젠간 꼭 찾고 싶어 집요히 반복되는 이 공식의 반전회로 한 순간에 모든 극성이 바뀌는 체험 그 순간이 되면 내게 안기는 너의 몸에서도 싸늘함을 떨쳐낼 수 있겠지 농담처럼 내뱉는 내 진심을 넌 믿겠지 난 그 순간의 네 존재를 믿기로 해 이런 반복을 견디려면 내게도 그런 신앙이 필요해 ain't no ordinary love keep tryin' keep trying for you Keep crying for you Keep flying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