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올라선 밤기차에 말 없이 무표정한 사람들 구석진 창가에 내 몸을 묻은 채 또 난 난 난 나는 떠난다 조금씩 멀어지는 도시와 이윽고 낯설어진 이정표 어디서 끝이 날지 모르는 여정 또 난 난 난 나는 떠난다 떠나온 걸까 떠나가는 걸까 옅은 잠에서 눈뜨면 또 어딜까 그 곳에서는 찾을 수 있을까 또 난 난 난 나는 떠난다 끝없이 덜컹이는 기차에 맥없이 흔들리는 사람들 풍경에 덧입혀진 지친 내 모습 또 난 난 난 나는 떠난다 떠나온걸까 떠나가는걸까 돌아갈 곳은 이미 내게 없는데 언제쯤 나는 머물 수 있을지 난 널 널 너를 그린다 그려본다 그린다 나는 널 널 널 그린다 그리운다 (어디에로) 그리운다 (어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