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헤어져 되돌아오는 길에 빨갛게 노랗게 피어있던 꽃들아 봄날이 길다고 방심하지 말아라 나는 가벼이 맘을 흘리네 당신과 헤어져 되돌아오는 길에 파랗게 하얗게 떠오르던 구름아 햇살이 밝다고 상심하지 말아라 나는 기꺼이 손을 내미네 어깨에 기대어 설핏 잠든 그대와 고요히 감겨진 얇은 눈꺼풀들과 돌고 돌아 더는 갈 곳이 없는 어린 바람들이 모두 좀 더 머물러줬으면 좋겠어 미소를 지으며 속삭이던 그대와 단단히 쥐어진 붉은 손바닥들과 지고 져서 더는 반짝일 수 없는 여린 별들도 모두 좀 더 머물러줬으면 좋겠어 함께 걷던 좁은 길과 싱그러운 나무들과 재잘대던 작은 새들도 모두 떠날 것을 알지만 지금 만큼은 내곁에 좀 더 머물러 줬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