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낮은 침대 위에 살포시 몸을 뉘이면 해야할 말은 접어두고 슬며시 눈을 감았죠 하늘한 커튼 틈으로는 노란 달빛은 스미고 자꾸만 뒤척이는 걸 보니 당신도 깨어 있군요 동이 터오고 전화벨이 울리면 난 도망가버릴 거에요 한번은 웃어드리지만 두번은 곤란한데요 세번엔 몹시 화가났고 네번엔 너무 슬펐어요 좁다란 창문 틈으로는 촉촉한 바람이 들고 용기를 내어보았지만 당신은 잠들었군요 동이 터오고 전화벨이 울리면 난 도망가버릴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