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된 배 위의 두 사람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힘차게 노를 젓고 있는데 새어나오는 물줄기 어쩌지를 못하고 두 발이 젖어 오고 있는데 모른 척 눈을 감은 두 사람 눈앞을 스치는 작은 배 멍하니 바라보면서 앞으로 앞으로 왜 가라앉는지 왜 자꾸 제자리인지 왜 지치기만 하는지 무언가 빛나는 저곳에 닿을 때까지 앞으로 앞으로 난파된 배 위의 두 사람 고상한 웃음을 짓고서 힘차게 노를 젓고 있는데 앞으로 향해가는 건 식어가는 마음뿐 왜 가라앉는지 왜 자꾸 제자리인지 왜 지치기만 하는지 간절한 기대로 다시 낡은 노를 잡고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