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물을 살이 다 부르틀 때까지 가만히 서서 맞던 저녁에 혀끝을 물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아 아직까진 싫어하는 게 좋아하는 것보다 더 많지만 비가 그친 뒤에 부는 바람은 좋아한다 생각해 언젠가는 숨을 오래 참을 수 있는 어른이 될 테지만 난 오늘은 숨을 쉴래요 비어버린 별자리에다 기도를 올려도 날은 점점 무더워지네 이 세계의 끝은 아직 한참 멀었는데 땅은 점점 더 녹아만 가네 내 안의 불에 마음이 다 타버릴 때까지 기적 따위는 없던 새벽에 손톱을 먹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아 등 뒤를 맡길 수 있었던 아이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난 혼자서 어지러져요 비어버린 별자리에다 기도를 올려도 날은 점점 무더워지네 이 세계의 끝은 아직 한참 멀었는데 땅은 점점 더 녹아만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