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80]원래부터 해녀인 사람 있겠냐만 [00:15.16] [00:15.92]배 위에서 태어난 이도 있다. [00:19.99] [00:21.22]하필이면 때도 1950년 [00:26.57]바깥도 험한 물속처럼 고단했던 때. [00:31.62]얕은 물에서 물질 배워 바다로 나가면 [00:37.27]제주만 아니라 저 멀리 육지 [00:41.34] [00:42.57]강원도, 전라도, 일본도 갔다. [00:47.39] [00:47.91]해안 불턱에서 보낸 많은 날들이여. [00:52.22] [00:52.96]3월에 자당배 타면 [00:58.02] [00:58.74]8월에 돌아온다. [01:02.28] [01:04.09]동생들 줄 치마와 과일들 사서 [01:08.63] [01:09.57]한가득 돌아온다. [01:12.89] [01:17.42]일찍부터 헤엄쳐 놀던 아이들은 [01:21.70] [01:22.52]저절로 바다를 배우고, [01:26.34] [01:28.02]열일곱이면 찬 바다를 향해 [01:32.52] [01:33.18]힘차게 자신의 일을 시작하네. [01:37.29] [01:38.40]앞바다에서 먼 [01:40.21]바다까지 헤엄쳐 나가며 [01:43.87]부르던 노래는 저 하늘 멀리. [01:47.93] [01:49.20]깊은 숨 한 번에 바다 밑까지 [01:53.84] [01:54.72]물 위에 기대어 쉬던 많은 날들이여. [01:58.92] [02:00.40]그 바다는 오늘도 변함없이 저기 [02:09.94] [02:10.97]흰 파도를 부수며 그렇게 말없이. [02:22.46] [02:56.07]예로부터 섬 사람들은 바닷속을 [03:00.37] [03:01.17]바다 밭이라고 부르며, [03:04.82] [03:06.68]해초들을 거둬 거름을 하고 [03:11.21] [03:11.84]그 밭에서 난 곡식을 바다에다 바치며. [03:16.85]여름 날 무더위 아래 밭일을 하다가 [03:22.58]바다 밭에 들 시간이 되면 [03:26.39] [03:28.04]하나 둘 모여 물질을 간다. [03:32.52] [03:33.40]그렇게 일하며 보낸 많은 날들이여. [03:37.56] [03:38.33]세월은 그렇게 흘러 [03:43.45] [03:44.03]파도에 일렁인다. [03:48.03] [03:49.14]한적한 해안에 [03:52.03]조용히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03:5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