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찻잔을 두 잔 꺼내었죠. 이젠 하나면 충분할 일인데... 나는 그대를 위해, 우리를 위해 아침을 준비했죠. 모두 잊어도 좋을 것 같은데... 너무 익숙해져 버린 나는 또 잔인하게도 손이 먼저 가요. 함께 한 오래된 습관이 서로를 닮아가게 했지만, 그대를 보낸 나를 서성이게 해... 아직도 그대 빈자리에 그대를 채워두고 사는 바보는 두렵겠죠, 남은 날들이... 세상에 태어나 나 단 한사람 오직 그를 욕심낸 것뿐인데... 그것조차 허락할 수 없나요...? 도대체 왜 인가요...? 한번만, 한번만 부탁할게요. 그를 내게 다시 데려다줘요. 다른 아무것도 원치 않을게요. 제발 내 곁에 돌려줘요. 햇살이 가득한 날이면 그대가 불러주던 노래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죠. 한가한 휴일이라도 되면 귀찮게 나를 베고 눕던 그대를 다시 한 번 안고 싶은데... 세상에 태어나 나 단 한사람 오직 그를 욕심낸 것뿐인데... 그것조차 허락할 수 없나요...? 도대체 왜 인가요...? 한번만, 한번만 부탁할게요. 그를 내게 다시 데려다줘요. 다른 아무것도 원치 않을게요. 제발 돌려줘요. 내게 남겨진 생의 반을 그에게 줄 순 없나요...? 이건 아녜요... 더는 못해요...